성교육의 방향 : 양성평등 성 가치관 확립 《고등학교용 성교육 교사용 지도지침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
남 승 희
아래 내용은 성교육 교사용 지도지침서 고등학교용 연구개발팀(호서대 김혜원교수)의 연구보고서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임
1. 연구의 필요성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 매매춘, 원조교제, 등교길의 출산 등과 같은
사건들이 심심치않게 발생하면서 청소년들의 성행동이나 성교육 수준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뚜렷하고 건전한 목표
하에 성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청소년들로 하여금 올바른 성지식과 성태도를 확립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성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성교육이 성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를 줌으로써 오히려 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부추기고, 따라서 이들을 더욱 성적으로
민감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보이는 성적 혼란이나 성문제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일반교과의 교육과 마찬 가지로 성은
청소년들에게 교육되어야 할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성교육의 역사는 해방 이후부터 찾아볼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학교 성교육이 시작된 것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1983년 교육부는 『교사용 성교육 지도자료』(문교부, 1983)를 만들어 배포함으로써
학교교육 현장에 성교육을 구체적으로 도입시켰다. 이 지도서는 과거의 순결만을 강조하던 성교육에 서구의 개방적인 성교육 영향을 받아들여 인간의
성장 발달에 따른 성 현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취급한 첫 번째의 자료였다. 이러한 노력은 제5차 교육과정과 제6차 교육과정에도 반영되어 성교육을
점차 관련교과와 특별활동을 통해 지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현재는 2000년 개정된 제7차 교육과정 속에서 각 교과별로 혹은 과외활동을
통해 성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렇게 학교에서 공식적인 성교육이 실시된 이후 교사, 학생, 부모를 위한 지침서, 읽기자료, 시청각
자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꾸며져 왔다. 이와 함께 성을 주제로 삼는 전문적인 상담기관들이 생겨났고, 이런 기관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까지 많은 성교육 지침서들이 제작되어 왔고 최근 들어 그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교육
담당자들이 갖는 대표적인 불만중의 하나는 좋은 성교육 지침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지침서들에 대해서는 크게 몇 가지의 대표적인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이는 첫째, 지나치게 성지식 내용만을 담고 있거나 훈계적인 논조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의 성태도나 성의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못한다는 점과, 둘째, 사례나 일화 중심으로만 꾸며져 있어 객관적인 사항을 전달하고 전달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과, 세째, 관련영역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없이 만들어졌거나 일부 왜곡된 사실들을 담고 있다는 점과,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이 원하는 성교육의 내용이나 현재 그들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지침서가 제작됨으로써 청소년들의 현실적 요구와는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생들의 성교육
자료로서 본 지침서는 위에서 제기된 기존 지침서들의 한계를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우선, 올바른 성행동은 올바른 성태도와 성의식에서
나온다는 대전제하에 성과 관련된 지식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태도의 변화 혹은 정립을 위한 부분에 많은 시간을 분배하였다. 특히, 불평등적인
성의식이 많은 성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속에서 양성평등적 성의식 정립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음으로, 내용을 전달하는데 있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지침서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일화나 사례중심만의 교육이나, 시청각 교재만을 설명없이 시청케 하는
교육이나, 강의식으로만 전달되는 교육 모두 교육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감안하여 전달내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와 함께, 본
지침서의 개발을 위해 남녀 고등학생과 학부모, 성교육 담당교사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여기서 나타난 다양한
결과를 토대로 지침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