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생명에 대한 존중감을 심어준다. 여성과 남성의 성적관계를 다룰 때 제일
먼저 논의되어지는 부분은 생명이다. 성에 있어 사랑과 쾌락의 내용이 놀랄 정도로 다양해진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내용의 한가운데에는 생명의 성이
자리잡고 있다. 생명은 사랑의 열매이며 가정을 완성하고 인류를 유지·발전시켜주는 인간 생활의 기본이다. 생명의 입장에서 봤을 때 성은 매우
자연스럽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런데 우리의 성문화는 생명의 관점은 빠지고 성하면 유방, 성기, 섹시함 등이 먼저 연상되는 성기 중심적인
성문화가 근간을 이룬다. 그래서 성이라는 말조차 입밖에 함부로 내뱉을 수 없다. 성을 성기 중심적으로 생각할 때 그것은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럽고
감춰야 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과 성을 연관시킬 때 성을 얘기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따라서 성과 생명을 연결시키는
성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우리의 성기 중심적인 성문화가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성표현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갖게
한다. 최근 텔레비전이나 잡지, 광고 등 매스컴의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많아짐에 따라 사춘기에 있는 학생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필요
이상의 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똑같은 성 장면을 보더라도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어른보다 더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청소년기는 생리적으로 성적 충동이 강한 시기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성적 욕구를 통제하거나 건전한 방향을
발산시킬 수 있는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다. 오히려 왜곡된 성정보로 청소년들의 성충동을 더 자극하고 유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음란
인쇄물이나 영상물을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고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음란물을
접촉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청소년들의 실태를 직시하여 음란물의 사회적 의미와 상업성 등에 대해 다루고 학생들의 토론을 통해 접촉소감이나
영향을 논의하게 함으로써, 청소년을 둘러싼 유해한 성문화에 대한 올바른 비판력을 가지고 일상생활 속에서 음란물 접촉에 대해 절제하는 힘을 키우는
노력이 성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4. 지침서의 내용구성
본 지침서는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제 1 부는 \"신체 및 심리발달\"에 관한 부분으로 청소년들의 신체적·심리적 변화와 발달, 그리고 성건강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요즘의 청소년들이 성인 못지 않은 성지식을 갖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몇 가지 중요한 성관련 사항에서
이들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자신의 성건강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관련하여 정확하고 충분한 성지식을 갖게 하는데 제1부의 목적을 두었다. 제 2 부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 부분으로
청소년들이 이성교제나 이를 통한 성행동, 나아가 결혼을 결정하는데 있어 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데 교육의 목적을 두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많은 청소년 성문제는 이들이 성에 대해 갖고 있는 무책임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인한 결과임을 감안하여, 이성교제나 사랑과 관련하여 알아야 할
사항과 이 관계들에서 지녀야할 책임감과 주체성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제 3 부에서는 \"성문화와 성윤리\"에 대해 다루었다.
성이란 은밀하고 개인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사회문화적 태도나 가치에 의해 달리 평가될 수 있는 것임을 인식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 특히
양성불평등적인 성문화가 가져오는 폐해로서의 성폭력이나 여성의 성상품화와, 우리 사회 성도덕의 타락으로 인해 나타나는 청소년 매매춘이나 원조교제와
같은 문제를 다룸으로써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의식과 성윤리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마지막으로, 양성평등적 사회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 그 차이가 갖고 있는 의미, 차이가 생겨난 구체적인 과정들을 제시하였다. 지침서의 내용구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