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경남 밀양의 집단성폭력 사건은 그 피해자와 피의자가 청소년들이고, 피해가 1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는 사실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더욱이 이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언론이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초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여자경찰이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뿐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언론에 유출됐으며 피해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대질조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피해자 보호의 기본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것이죠. 특히 피해자들이 피의자 가족들로부터 “신고해놓고 잘 사나 보자. 몸조심하라”는 협박을 받았는가 하면,
담당 경찰로부터는 “밀양 물을 흐려놓았다”는 폭언을 들었다는 사실에 이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무엇보다 신고를 감행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신고 이후 수사과정에서 겪은 고통은 그간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과정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익히 알려진 경찰관의 “밀양 망신 다 시킨다”는 발언도 그렇거니와
사건 비공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 여경 수사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은 점,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방식으로 진술을 해야 했던 점 등이 그렇습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겪은 그러한 고통들이 비단 이번 사건에 특수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어 왔다는 데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서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깊은 수치심을 감수한
진술과정을 거쳐야 하는 성폭력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주먹구구식 수사로 피해자들은 지속적인 피해를 경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성폭력특별법(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은
피해자에 대한 신분보호 원칙(제21조 1항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은 피해자의 주소, 성명, 연령, 용모
기타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공개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을 못 박고 있지만 이는 경찰과
언론에 무용지물이기 십상입니다. 성폭력 신고 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겪을 고통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안 및 밀양 집단 성폭력사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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