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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틴맘) "지하철 버스서 젖 먹이면 왜 안되나요?" 용기있는 엄마들 "수유 퍼포먼스"

    2012.07.10 17: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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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1일 오후 '엄마젖 먹이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주부들이 지하철6호선 전동차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 정경렬 기자rchung@chosun.com


    1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내 열차 플랫폼에 갓난아기를 안은 ‘젊은 엄마’ 100명이 모였다. 이들 손에는 ‘우리 아기 먹일 젖을 더 이상 화장실에서 짜기 싫어요!’라는 피켓 등이 들려있었다.
    주위의 시선을 받으며 열차에 올라선 이들은 맨 앞 차량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 뒤 당당하게 가슴을 열고 아기에게 모유를 주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이날부터 7일까지 ‘세계 모유(母乳) 수유 주간’에 맞춰 평소 모유를 수유하는 ‘엄마’들이 지하철에서 수유시설 개선 등 사회환경 변화를 촉구하는 이색 퍼포먼스였다. 지하철에서 열린 것은 주변 여건상 지하철·버스 등이 수유하기가 가장 어려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가한 윤수련(29)씨는 “지하철에서 젖을 주자니 민망해 어쩔 수 없이 지하철에서 내려 역내 화장실을 찾는다”며 “하지만 변기에 앉아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도 속상하고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수현(27)씨는 “화장실을 찾지 않고 지하철 안에서 모유를 주지만 그때마다 시선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강수미(34)씨는 “어쩔 수 없이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하는 엄마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도 문제”라며 “엄마들이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젖을 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내일여성센터 산하 임산부 전문교육기관 ‘탁틴맘’이 주최했다. 이 단체가 36개월 미만 자녀를 둔 부부 등 454명을 조사한 결과, 73.3%가 ‘지하철·버스에서 가장 모유를 수유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남편들은 아내가 집 바깥에서 수유하는 걸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65.3%였던 것으로 나왔다.

    내일여성센터 ‘탁틴맘’ 김복남 소장은 “아기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엄마들이 뭉쳤다”며 “시설 확충과 사회적 인식변화가 동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엄마들의 모유 수유 행사는 녹사평역에서 시작돼 상암 월드컵경기장역까지 20분 동안 계속됐다.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 


    조선일보 20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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